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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보이지 않는 중국 - 중국은 계속 성장할까?

적당히벌고아주잘살자 2023. 1. 19.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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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콧 로젤과 내털리 헬의 보이지 않는 중국(Invisible China)을 박민희님이 번역한 책입니다. 저자들은 중국에서 오랜기간 연구를 하며 중국을 아끼는 분들이죠.

TV에 나오는 중국을 보면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억만장자가 우리나라 인구보다도 많고, 물가가 서울만큼 비싸죠. 그런데 왜 저자는 중국이 왜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하시는 걸까요??

중국은 1980년대 개혁개방을 시작한 이래 최근까지도 연 10%이상 고속성장하며 1인당 GDP가 1만불 턱밑까지 성장했습니다. 상하이나 북경같은 1선도시들을 보면, 서울하고 다를바 없이 높은 빌딩이 즐비하고, 어떤 면에서는 서울보다도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 이대로 고속성장을 계속하여 미국을 추월할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물론 국가 경제의 규모가 커질 수록 성장률이 늦어지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사람들 얘기처럼 정말 미국을 추월할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비슷한 정도까지는 클수 있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이런 일반적인 생각에 큰 오류가 있다는 점을 지적 하면서, 중국이 후진국에서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에 진입한 한국이나 대만, 싱가포르의 길이 아닌, 선진국 문턱에서 후진국으로 추락한 멕시코나 아르헨티나 브라질 같은 국가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산업구조의 변화과정에서, 선진국의 고부가가치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인적자본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단순한 조립공장으로 역할을 했던 후진국 중국은 질 좋은 고등학교이상의 교육을 받은 인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고, 하루이틀 교육을 받으면 충분해서 낮은 교육수준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나사 돌리는데 고등학교 교육은 필요 없으니까요. 

이러한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역할을 하며 중진국의 반열에 들어설 때는 낮은 인건비만 가지고도 충분했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한국도 이런 역할부터 시작해서 중진국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중진국이 되고, 경제성장을 하며 인건비가 점점 올라간 뒤로는 이런 일자리들은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등 더 저렴한 인건비를 가진 나라들로 옮겨 가게 되었고, 중국도 좀 더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고부가가치 사업을 해야 올라간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수익을 유지하며 경제성장을 할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여기서 생겼습니다. 고부가가치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잘 교육받은 인력이 필수적입니다. 난이도가 높은 물건을 설계하고, 제작하고, 지식서비스업 등을 하려면 좋은 인력이 필수적이죠. 

중국은 세계최고수준의 대학들을 갖고 있고, 대졸자들이 일자리를 못구해서 난리라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것으로 봐서는 이 인력들을 가지고 금방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 부분에서 몇몇 고급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고급인력 몇명이 설계를 한다고 해도 그 계획을 실제 수행해야 할 수 많은 하부 업무들은 적어도 적정한 고등학교 수업을 이수 하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필수적이라고 하는 것이죠. 수학, 과학같은 일반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기술들을 공부하면서 따라갈 수 있다는 거죠.

이는 우리가 중국의 교육열이 높고, 고급인력이 많으니 문제없을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크게 다릅니다. 이 부분이 책의 내용처럼 보이지 않는 중국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죠. 우리가 늘 보는 상하이같은 대도시가 아니라, 인구의 70% 이상이 거주하고 성장하는 지방소도시들을 보면 교육의 질이 낮고,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한 경우가 훨씬 많아서 뛰어가는 대도시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거주지 이전을 제한하는 중국의 호구제도와 함께, 중국은 선진국 중국과 후진국 중국이 함께 있으면서, 이 두 나라간의 이민을 금지한 나라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더 나가면 선진국 중국과 후진국 중국이 쪼개지거나, 후진국 중국이 발목을 계속 잡거나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지방도시의 교육이 뒤쳐지게 된 이유는 뇌가 생성되는 유아에게 자극을 주지 않는 양육방식, 빈혈을 일으킬 정도의 영양부족, 기생충으로 인한 아이들의 뇌기능 저하, 직업학교의 질낮은 교육으로 인한 높은 중퇴비율 등을 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된다고 해도, 아이가 태어나서 실질적인 경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30년에서 4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은 어떻게 될까요? 중국이 공산당혁명을 통해 하나의 나라가 되는 과정을 보면 하나의 공산당이 대만의 국민당과의 싸움에서 이길때마다 그 지역에 지역정부가 세워졌고, 이를 통합하여 중국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지방정부의 힘이 강한편이라 하죠. 호적제도를 고치지 못하는 원인들 중에 하나도 이런데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지방정부 입장에서 거주이전의 자유를 부여하게 되면 인구가 순식간에 상하이나 북경같은 도시로 빠져나갈 수 있으니까요. 

교육개혁이 잘 이루어지고, 성인에 대한 재교육(당연히 거의 불가능하죠)이 잘 되서 인적자본이 확충된다면 중국이 전체로 수준이 올라갈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륙이 가진 불리함 때문에 해안가의 1선도시들과의 격차를 줄이긴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저자의 우려에도 중국이 현재와 같은 교육현실을 크게 고치지 못한다면,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중진국에 갖혀있을것으로 보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못사는 중국과 잘사는 중국의 격차가 점점 벌어져 나라가 쪼개질 수도 있겠죠. 

우리나라는 조선시대부터 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고, 후진국이던 60년대에도 우리네 부모님들이 자식교육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한 덕분에, 현재 생산가능연령에 있는 분들의 대부분은 고등학교교육 이상을 받았습니다. 60년 전인 아주 일찍부터 교육에 투자해왔기 때문에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하던 2000년 초에 이미 그럴 수 있었습니다. 즉, 고속성장을 했음에도 선진국으로 진입해야 하는 시기에 적절한 고급인력풀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이죠. 중국은 우리보다 더 고속성장을 했기에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80년대부터는 교육에 노력을 했었어야 지금쯤 훌륭한 인력풀을 갖출 수 있었을 것입니다. 

중국은 이 시기를 놓쳤고, 그 댓가를 치루어야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밀린 사채빚 갚듯, 더 큰 희생을 치루며 이 역경을 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준비가 잘 되어 있었던 덕에, 세계 그 어느나라보다도 중국의 덕을 많이 보았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적지않은 빡침을 많이 겪기도 했죠. 그렇다고 중국의 몰락이 우리에게 좋을것은 없습니다. 여전히 우리나라가 많은 상품과 서비스들을 팔고 있으니까요. 

최근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코로나 탓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중국이 우리나라에서 수입해가던 것을 자체생산하기 시작했기 때문도 있을 것입니다. 그대신 베트남같은 나라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들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왜일까요??

저는 중국이 제조기지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는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도체 등 부품을 구입해 조립해서 미국에 팔던 구조였는데, 이 역할이 베트남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중국의 제조업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죠. 

중국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성장동력이라고 할만한 첨단산업분야에서 성장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풍부한 인적자원이 필수적입니다. 사실, 해변가의 1선도시들은 준비가 잘 되어 있고, 우리나라를 충분히 위협할만하죠. 하지만 지방도시의 인력들에게 제공되던 제조업일자리는 줄어들고, 이 인력들은 첨단산업분야에서 일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중국에 이는 큰 위협요인이 될것 같습니다. 공산주의를 표방하지만, 일자리도 없고, 부는 1선도시 사람들만 갖고 있으니 혁명이 일어날 조건이 갖추어진것 같네요.

중국 출신으로 우리나라 대학에서도 일하고, 방송에도 자주 나오시는 안유화교수님도 공산당이 지금까지는 쉬운일들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앞으로는 어려운 일만 남아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앞으로 남은 일들 중 어느 하나 쉬워보이는게 없어 보입니다. 중국이 이 일들을 차근차근 잘 해결하길 바라면서, 중국의 변화를 잘 지켜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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